마대리의 영어공부 변천사



1️⃣ 대학생 시절

대학 1~2학년 때,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열심히 놀기만 했다. 영어공부는 내 관심사에서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그러던 중, 군 입대 날이 다가왔다. 나는 공군에서 일반병으로 복무하게 되었다. 공군은 고등학교 성적이나 수능 점수로 선발하기 때문에 똑똑한 친구들이 많았다. 서울의 명문대학에 다니는 동기들, 해외 유학파 출신 동기들, 이미 선생님이 된 후 입대한 동기들까지 다양했다. 그들을 보며 나는 내 대학 시절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 순간, “나는 대체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깊이 자리 잡았다.

결국, 나는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취업할 때 영어 성적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영어를 잘하는 것이 멋져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군 도서관에서 영어 학습법 관련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많은 책들을 찾아보며, 내가 이제껏 해왔던 공부 방법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읽기, 듣기, 문법만 공부해 왔고, 말하기와 쓰기는 전혀 공부하지 못했던 것이다. 책을 읽고 여러 자료를 찾아보면서, 영화로 쉐도잉(듣고 따라하기)이란 새로운 공부 방법을 발견했다.

영화로 쉐도잉을 실천하려면 마음껏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하지만 군대에서는 그런 환경을 만들기 어려웠다.

제대 후, 학교에 복학하면서 나는 영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내가 선택한 영화는 “어바웃 타임”이었다. 남자 주인공은 영국식 영어를, 여자 주인공은 미국식 영어를 사용했다. 두 가지 영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로맨틱 코미디라 지루하지 않게 계속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어바웃 타임” 1편을 통째로 외우는 도전이 시작되었다.

이 시기 나는 영어에 거의 미쳐 있었다. 시험 기간에도 전공 공부보다 영화 한 편 외우기에 몰두했다. 다른 공부는 뒷전이었지만, 영어 공부만큼은 진심으로 열심히 했다. 학교에서 다른 수업들은 대충 들었지만, 영어 관련 수업만큼은 성실히 들었다. 시험 준비도 철저히 했다. 그 결과는 아래 성적표에 잘 나타났다.

영어공부

<군 제대후 영어관련과목 성적표>

영어공부

졸업이 다가오면서 취업을 위해 토익 점수가 필요해졌다. 별도의 준비 없이 시험을 봤지만, 다행히 800점 정도가 나왔다.

그 후, 취업 준비로 인해 영어 공부를 잠시 멈추게 되었다. 이 시기에 계속 공부를 이어갔어야 했지만, 영어를 지속적으로 공부할 필요성과 동기부여가 부족했던 것 같다. 비행기가 이륙해 상공에 오르기까지는 많은 힘이 필요하다. 일정 궤도에 오른후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힘으로 비행할 수 있다.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다. 일정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그 전에 멈추면 다시 바닥으로 내려가는 것과 같다.


2️⃣ 직장인 시절

운 좋게 외국계 기업에 입사했다. 간단한 영어 면접만 치렀는데, 신입이라서 열정을 높이 평가받은 것 같다. 국제적인 무대에서 일하게 된다는 사실이 설레었다.

처음엔 일이 수월했다. 외국 본사와 주고받는 이메일에는 정해진 양식과 표현들이 있었기에, 그것만 활용하면 문제없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다. ‘영어를 더 잘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다신 공부를 하는건 쉽지 않았다. 점심시간은 허투루 보냈고, 퇴근 후엔 운동에만 매달렸다. 결국 영어에 투자할 시간과 에너지는 없었다.

몇 년이 지났다. 나의 영어 실력은 그대로였다. 일상적인 업무는 영어로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문제 앞에선 머릿속이 하얘졌다. 영어로 문장이 떠오르지 않았다. 가끔 외국인 손님이 오면, 나는 말문이 막혔다. 상사가 모든 대화를 주도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마다 부끄러움과 자책이 밀려왔다.

그러던 어느 날, 승진을 위해서는 유창한 영어가 필수라는 말을 들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었다. ‘이번엔 반드시 해내야 한다.’ 나는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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